꺼지지 않는 불꽃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688 3 0 45 2013-11-17 사방 막힌 곳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시베리아 벌판, 겨울바람이 사람들의 긴 목도리를 빼앗아 시멘트 바닥으로 훌훌 던져버렸다. 사람들은 온 힘을 두 팔에 모아 발끝까지 오는 외투자락을 꼭 붙잡고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갔다. 긴 외투를 벗기지 못한 바람은
가방이 걸어간다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822 3 0 77 2013-11-17 깃대를 든 안내인의 말에 우리 일행 50명은 모두 안경을 하나씩 더 낀 모습으로 변했다. 눈이 아프도록 크게 뜨고 안내인의 빨간 깃대와 앞사람의 뒤 꼭지를 쳐다보며 걸어갔다. 드디어 숙경 역에 도착하니 기차를 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날아다니는 약초 1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654 6 0 54 2013-11-17 선생님은 뒤 꼭지에 달린 눈으로 아이들을 보면서 칠판에 글씨를 썼다. 아이들의 온 몸이 막대사탕처럼 생긴 가느다란 손목에 매달려 있다. 연필을 잡은 손가락의 근육은 주사 바늘처럼 빳빳하고 손가락 끝에는 물뿌리개처럼 땀이 송송 나 있다. 가끔씩 땀난 손가락을 앞섶에 닦는 아이도 있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 탄산가스 덩어리가 아이들의 조그만 콧구멍에서 퐁퐁 솟아 나오는 소리도 들린다. 포항제철 굴뚝에서 연기가 솟듯
날아다니는 약초 2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777 7 0 73 2013-11-18 할머니와 아버지는 밤이 늦도록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셨다. 두 분 다 눈동자가 빨갛도록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나는 엄마가 너무 불상해서 큰방에 가 보았다. 엄마는 아기처럼 아무런 걱정 없이 깊은 잠에 빠져
날아다니는 약초 3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668 8 0 69 2013-11-18 학교에서 글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말은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젠 양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계단을 다닐 때나 화장실을 갈 때는 손으로 더듬어서 천천히 찾아갔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늘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사고가 난 것
양동이 속의 울음소리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653 3 0 39 2013-11-18 주인의 칼질이 매우 빨라졌다. 고기를 써는 손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손등을 콱콱 쪼는 줄 알았다. 할머니는 입에 자물쇠를 채운 것처럼 입을 꼭 다물고, 꼼짝 않으셨다. 주인은 가끔씩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허수아비처럼 몸이 뻣뻣해지는 것 같더니 얼굴이 약간씩 파르르 떨렸다.
아버지의 거울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734 3 0 37 2013-11-18 힘센 경진이가 쓰레기를 봉구의 가방 속에 꼭꼭 눌러 담았다. 책도 공책도 구겨지고 가방 속은 시큼한 반찬 냄새로 가득 찼다. 봉구가 가방속의 쓰레기를 비우자 경진이가 봉구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 “야, 깜둥이! 너의 집에 가져가. 우리 반 쓰레기통은 아마 너의 집보다 깨끗 할 거야. 너의 엄마도 아프리카서 왔잖아.”
슬픈 눈을 가진 사슴 김우임 | 유페이퍼 | 600원 구매 0 0 842 2 0 32 2013-11-18 앗! 그 순간 거대한 폭탄 터지는 소리가 ‘탕탕탕’하고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물고 오던 손수건이 철조망에 걸린 것이다. 그 때 손수건에서 커다란 불꽃이 일었다. 마치 7천만 염원이 그 손수건에 똘똘 뭉쳐 화약이라도 된 듯이. 그 손수건에서 일어난 불로 인해 근방의 모든 쇠붙이가 순식간에 다 녹아버렸다.
금강산을 날아가는 지게 김우임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705 2 0 36 2013-11-18 그 때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천마리의 새때들이 지게를 들기 시작했다. 그 새들은 은빛 투명 옷을 입고 있었다. 지게가 위로 들어 올려지자, 막내는 계단을 펄펄 날아 올라갔다. 뒤를 따르던 형님과 누님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효성이 지극하면 어깨에 날개가 솟나 봐. 저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도 펄펄 날다니?
호야와 찬드라 김우임 | 유페이퍼 | 600원 구매 0 0 786 2 0 24 2013-11-18 그 때 찬드라가 바람을 타고 휘익 날아올라 오더니, 하얀 양털 옷을 한 아름 쥐고 하늘 높이 던졌다. 양털 옷은 순식간에 따뜻한 전기방석으로 바뀌더니, 자가용 우주선이 되었다. 우주선들은 산꼭대기에 앉아 벌벌 떨고 있던 한국인 7천 만 명을 모두 집으로 대려다 주었는데....